피해 여교사 쫓아 화장실 숨어들어
집행정지 인용돼 전학 처분은 피해
소송기일 안잡혀 피해자 분리 요원
대구시교육청 전경 [출처=연합뉴스]
대구의 한 야구 명문 고등학교에서 여선생님을 용변 칸 위에서 훔쳐보다가 전학 처분을 받은 고등학생이 집행정지 신청과 행정 소송을 통해 반년간 처벌을 피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무엇보다 해당 학생은 피해 여교사를 쫓아가 화장실에 숨어들었을 정도로 계획적인 범행을 저질렀으나 피해 교사와의 분리가 이뤄지고 있지 않아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소송전을 벌여서 피해자와의 분리를 거부하고 고통에 내몬 모습이 ‘정순신 아들 사태’와 닮은 꼴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일 매일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1월 대구의 모 야구명문 고등학교 교권보호위원회에서 강제 전학과 특별교육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A군은 지난 2월 집행정지가 인용돼 전학 처분을 피했다.
정순신 변호사 아들이 민사고의 처분을 무효로 한 방식과 유사하다.
다만 A군은 교사 화장실에 침입해 용변 칸 위에서 여교사 B씨를 훔쳐보다가 현장에서 적발돼 징계를 받았다.
야구부원인 A군은 야구명문고인 이 학교를 떠나지 않기 위해 전학 처분을 피할 방법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대구광역시교육청 징계조정위원회에 재심 청구를 했으나 기각 당하자, A군은 집행정지를 신청해 인용을 받아냈고 현재도 전학 취소 행정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아직도 행정소송의 기일조차 정해지지 않아 피해교사와 A군의 분리가 요원하다는 것이다.
학교 측 법률대리인은 “행정 사건이 밀려있어서 그런지 1심의 기일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언제까지 소송전이 이어질지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피해 여교사를 보호하는 한편 A군의 학습권도 보장하겠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피해 선생님이 해당 학생과 마주치지 않도록 그 학년의 수업에서 제외했고 사무실도 먼 곳으로 옮겼다”며 “선생님의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면서 학생의 학습권도 보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건이 일어난 후 현재 이 학교 여선생님 화장실은 자물쇠를 풀어야 사용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매일경제는 가해 학생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학교를 통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학부모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거절당했다.
http://v.daum.net/v/20230502113000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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